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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진 소나무

글로와 2010. 7. 13. 10:54

검은 옹이진 소나무 - 서용택

 

수백 년의 세월을 모로 깔고 누워

파란 바람에 연록의 새소리 띄워두고

긴 눈썹 간들거리는 저 소나무

타는 가뭄에 목마름이 없었겠는가!

생가지 뚝! 부러지는 아픔이 없었겠는가!

 

그도

죽음을 이겨낸 검은 옹이를 가지고 있다.

단단한 옹이 위에

가벼워진 삶을 얹고 사는 것이다.

 

그에게 검은 옹이는

더 이상의 상처가 아니다

지워지지 않는 아포리즘이었다.

 

※ 검은 옹이 : 나무의 큰 가지가 부러지고 치유되어 몸에 박힌 가지의 그루터기

※ 아포리즘(aphorism) : 깊은 진리를 간결하며 압축된 형식으로 표현한 짧은 글

《금언·격언· 잠언·경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