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배
글로와
2007. 7. 7. 22:46
배/서용택
거샌 바람이 불어대자
부두가 시끄럽다.
큰 파도를 이끌고 쫓아온 바다가
숨어든 도망자들을 찾아내 보려고
부두에까지 사나운 혀를 들이대기 때문이다.
나약한 놈들은
부두가 잡아주는 목줄을 구명줄 삼아
삐이걱 삐이걱 숨죽이며 안도하고 있지만
혈기있는 놈들은
당장 뛰쳐나가 파도와 맞서고 싶어
묵인 목줄에 분개하며 끼이익 끼이익 발악을 하고있다.
파도가 몰아치는 그 길이 거칠고 험하지만
그 바다로 나가야만
살아있는 진정한 배가 된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
2007.7.7 칠월칠석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