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택
넓지 않은 실내 연못 속 세상에선 소리 없는 절규가 하염없이 흐른다.
함께하던 금붕어들이 이래저래 모두 떠나고
홀로 남은 금붕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재깍재깍 바람난 여인네 힐 소리보다도 더 경쾌하게 흘러가지만
삶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인지
살아있음을 체념하고 있는 것인지
금붕어는 바닥 한 구석에 자리하고 미동도 없이 지낸다.
삶에서 비켜서고 싶은 것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이 흐르는 세상에서
그저 비켜서고 싶은 것이다.
너 그것을 알고
보는 나 그것을 알지만
너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세상에서 숨어보는
고작 죽은듯 비켜서는 몸짓이다.
2007.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