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비켜서고 싶은 것이다.-서용택

글로와 2007. 7. 31. 15:02

    비켜서고 싶은 것이다.

    서용택 넓지 않은 실내 연못 속 세상에선 소리 없는 절규가 하염없이 흐른다. 함께하던 금붕어들이 이래저래 모두 떠나고 홀로 남은 금붕어가 되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재깍재깍 바람난 여인네 힐 소리보다도 더 경쾌하게 흘러가지만 삶의 모습을 잃어버린 것인지 살아있음을 체념하고 있는 것인지 금붕어는 바닥 한 구석에 자리하고 미동도 없이 지낸다. 삶에서 비켜서고 싶은 것이다. 아무런 의미도 없이 흐르는 세상에서 그저 비켜서고 싶은 것이다. 너 그것을 알고 보는 나 그것을 알지만 너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세상에서 숨어보는 고작 죽은듯 비켜서는 몸짓이다. 2007.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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