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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서용택
바다가 금방 자리를 비워준
살 고운 모래밭에
그새 갈매기 두 마리 쉬었다 갔었다고 씌어있습니다.
- 감사카메라가 설치되어있지 않아도
알 수가 있습니다.
이곳에 몸을 놓았다 가는 모든 것들은
자국이 남기 때문입니다.
걷는 것들은 발자국,
- 기는 것들은 몸통 굵기만한 선자국,
구르는 것들은 바퀴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심지어
몸무게가 없는 바람도
힘주며 지나가면
바람의 형체가 찍힙니다.
그러나 내 마음에는
자국의 형체(形體)도 없는
이상한 자국 하나 찍혀있습니다.
그 자국이
진피(眞皮)가 드러난 내 영혼에
선을 댈 때면
마음이 몹시 아려집니다.
2007.11.3 갑자기 썰썰해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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