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노인들의 하루

글로와 2007. 12. 21. 23:52

    
    

    노인들의 하루

    榮堂 서용택 탑골공원 느티나무 날마다 속없이 수많은 이파리로 바람과 놀아나다 찬바람에 잎을 다 털리고 망연자실 말이 사라졌다. 이제는 바람이 와서 건드리면 표정 없는 나뭇가지로 쓰고 지우고 또 쓰고 지우고 긁적 긁적 낙서만 반복하고 있다. 느티나무 아래 벤치 주변에는 하릴없이 군데군데 모여 있는 노인들이 허리를 납짝 구부리고 몸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왔다 갔다 하는 생각들이 수 없이 할퀴어서 선이 희미해진 낡은 장기판을 가운데다 놓고 팔장을 끼고 둘러앉거니 서거니 하여 제각기 생각들만 이리저리 바쁘게 들락거리면서 고약하게 버티고 있는 해에게 "장군"을 부르며 하루를 밀어붙이고 있다. 2007.12.22 徐榮堂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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