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윈소망 - 서용택
집에서 뒹굴다가
담배가 생각났다.
옷장의 옷가지 까지를 다 뒤져봐도
다 피우고 없다.
없다는 생각에
점점 에스켈레이팅 되는 욕구를
재떨이를 뒤져서 해결했다.
버려졌던 꽁초의 맛!
긴장했던 폐부가 찌릿찌릿 했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멸치를 안주삼아
혼술을 했다.
기분좋은 취기가 막 오르는데
안주가 바닥이 났다.
방금 전까지 당연하게 떼어내고 먹억던
그 멸치 대가리!
재활용 했더니 몸통보다 더 맛있게 느껴진다.
신발장에 한 시대를 밟고 다녔던 구두들
코와 밑창은 아직도 청도 소싸움판에 출전하는 황소처럼 기세 등등한데
주인의 간간하던 부름마져 끊어져
다시 사용 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염장된 배추처럼 엎드려 있다.
자기 주인이 구겨진 담배꽁초, 마른 멸치대가리와 긴밀해져감을 모르는지
세상의 간택이 다시 찾아오길 간절히 바라는
야윈소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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