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젤리제
서용택
샹젤리제 거리에 바람이 분다
말라 비틀어진 마로니에 잎은
쓸쓸함의 긴 열을 세우고
시린가슴을 지내다리처럼 할퀸다.
샹젤리제 거리에 어둠이 내린다
헝클어진 내일을 나풀거리며
뿌연달빛 씹어대는 꼬마 장식등
탁주처럼 혼탁해진 뇌수에
한움큼의 모래를 뿌려놓는다.
어제는 과거이며
내일은 아직 오지않은 미래일뿐인데
사랑의 거리 상젤리제에 앉아서
과거와 미래의 사슬은 왜 엮고있는가?
제기랄! 샹젤리제!
2005.11.3 샹젤리제 거리를 거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