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사랑하는 내 아들아 _ 서용택

글로와 2020. 2. 5. 11:34




사랑하는 내 아들아!
               글/서용택 

보기도 아까운 사랑하는 내 아들아! 내가 너를 꾸짖음은 너의 어리석음을 바로잡고자 함이며 내가 너를 남과 비교하지 않음은 너에게 시기심을 심지 않기 위함이며 내가 너를 자랑하지 않음은 너에게 교만이라는 싹이 움트지 못하게하기 위함이며 내가 너를 친구처럼 대함은 이 세상에 친구가 되지 못할 사람 없음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며 내가 너를 믿고 널 향한바램은 오직 너의 풋풋한 꿈의 날개가 하늘높이 오르도록 하기 위함이며 내가 너를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아비가 이렇게 너를 대할 수 있도록 믿고 따라주는 너이기 때문이다.

잘 쓴글은 아니지만 저는 항상 이 글을 볼 때면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이 글을 쓰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사연과 결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 한참 사춘기 때에 저에게 불쑥 내던지는 말이 " 아빠 아빠가 진짜 
시를 쓰신다면 저에 대해서 한번 써보세요, 그럼 아빠가 시를 쓰신다는 것을 믿을게요!" 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아들과 저는 이미 견디기 어려운 고비들을 각자 한번씩 격고 난 후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친구처럼 지내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아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내게 글 요청을 하였지만, 나는 그 순간 이것이 뭔가 의미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스쳐서 그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글들은 쉽게 써지는데 막상 자식에 대해서 시 같은 느낌으로 부자지간의 정을
 표현하자니 막막해서 구상만 하는데 한 달 동안이나 끙끙대기만 하였습니다.
결국 장고 끝에 아들의 눈높이에서 시각적인 호기심도 함께 자극할 수 있는 위 모양으로
글자수를 한정하여 레이아웃을 하기로 결정하고 퇴고하였습니다. 
그리고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 아들과 함께한 사진을 이글에 올리자고 제안 했더니 같이 
커플 목걸이를 사서 걸고 촬영하자고 아들이 역제의를 하여, 아들 기분을 업 시켜주기 위해서
그날 저녁에 바로 순천에서 광주까지 두 시간 차를 몰아 광주 금남로 지하상가를 탈탈 뒤져서 
원하는 목걸이를 구해 집에 돌아와 디카로 촬영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애들이나 즐겨 차는 그 목걸이를 몇 달 동안 계속 제목에 걸고 다녔습니다. 
그날 이후 아들은 저와 더욱더 가까워졌고 훌쩍 커버린 듯한 행동들을 하더니 지금은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휴학하여 강원도 철원의 백골부대에서 힘든 군복무 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아빠가 걱정된다면서 한 주에 한번 이상 꼬박꼬박 거르지 않고 전화안부를 하고 있습니다. 
자녀와 친구처럼 지내면 정말 편리한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세대차와 눈높이 차이로 인해 서로를 인정하기까지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세상을 더 많이 살아본 어른이 먼저 우려와 편견을 내려놓고 다가서서 그 가슴에 팔을뻗어
진심으로 안아주면 혈육이기에 쉽게 우리들 가슴에 안기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2007.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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